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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호 09월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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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위눌림의 정체가 수면마비라고?

깊은 밤, 어둠 속에 누군가 서 있는 느낌이 들었다. 누군가 나를 쳐다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검은 물체가 다가와 목을 조른다. 하지만 저항할 수가 없었다. 누군가를 불러 도움을 청하고 싶었지만 목소리도 나오지 않았다. 머리에는 오만 가지 생각이 오갔지만 손가락 하나 까딱할 수가 없었다.


내가 정말 귀신을 만났단 말인가. 등골이 서늘해져 한 동안 공포에 치를 떨어야 했다. 도서관에서 만난 친구 지용에게 어젯밤에 겪은 이야기를 했다. 대체 그 귀신은 왜 나를 찾아온 걸까.


“가위눌렸네. 너 그거 처음 겪는 거야?”


지용은 내 말이 끝나자마자 ‘가위눌림’이라고 대답했다. 그러더니 아직도 얼어 있는 나를 보고 씩~ 미소 짓는다. 아무 걱정 말라는 표정으로 말을 잇는다.


“자다가 귀신을 보거나, 잠에서 깼는데도 몸을 움직일 수 없는 현상을 ‘가위눌림’이라고 해. 성인 절반 이상이 평생에 한 번 이상 경험한다고 하더라고. 난 어릴 때 종종 가위눌려봐서 이제 별로 놀랍지 않아.”


뭐든 빨리 경험하고 적응하는 지용이. 가위눌림마저 나보다 빠를 줄은 몰랐다. 지용이는 가볍게 이야기했지만 오늘밤에 또 귀신을 만날까 봐 걱정스러운 것은 마찬가지다. 대체 가위눌림 현상은 왜 일어나는 거지? 그 이유를 알아야 귀신을 만나도 대처할 수 있을 것 같다.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가위눌림’에 대해 검색했다.


네아비 지식박사의 검색 결과를 살펴보니, 가위눌림은 ‘수면마비(sleep paralysis)’라고 하는 일종의 수면장애였다. 잠자는 동안 긴장이 풀렸던 근육이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의식만 깨어나 몸을 못 움직이는 것이다. 대개 꿈꾸는 수면, 즉 렘수면(REM sleep) 때 나타난다고 했다. 다시 말해 수면마비는 깨어 있거나 반쯤 깨어 있는 상태지만, 움직이지 못하고 죽음이나 질식감, 환각을 경험하게 된다는 것.


이 문구를 읽다 보니 어제 저녁에 내 목을 조르던 귀신이 또 한 번 떠올랐다. ‘지피지기 백전백승’이라 했다. 다음에 만나면 콧방귀를 뀌어줄 요량으로 검색 결과를 계속 뒤졌다.


수면마비가 비몽사몽간에 목소리를 낼 수 없거나 몸을 움직일 수 없는 현상이고, 이 상황에서 환각을 경험했다면 ‘입면기 환각’에 빠진 것이다. 입면기 환각은 꿈을 반쯤 깬 상태에서 겪는 착각인데, 주로 심한 스트레스를 받거나 잠이 부족할 경우, 또 시각적으로 강한 자극을 받았을 때 나타날 수 있다.

결국 스트레스와 수면 부족, 시각적 자극이 가위눌림의 원인이 된다는 이야기. 덕분에 최근에 내 생활을 돌아보게 됐다. 졸업을 코앞에 두고 취업준비를 하면서 겪고 있는 스트레스가 떠올랐다.


사실 친구 지용이 녀석은 벌써 대기업 2군데에서 최종면접을 봤고, 괜찮은 중견기업 여러 곳에서도 이미 합격 소식을 받아 놨다. 나는 면접은 고사하고 서류 통과마저 감지덕지해야 하는 수준이었다. 덕분에 밤에 잠이 잘 오지 않아 공포영화를 즐겨봤고, 도서관에서는 내내 꾸벅꾸벅 졸았다.


조금 처진 마음으로 나머지 검색 결과를 살폈다. 다행히 가위눌림은 사람들에게 흔히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해 큰 걱정을 덜었다. 하지만 잦은 가위눌림은 ‘기면증’의 신호일지도 모른다는 내용이 눈에 들어왔다. 기면증은 밤에 충분히 자도 낮에 이유 없이 졸리고, 짧은 시간에 발작적인 수면을 취하는 심각한 수면질환이라고 했다.


X 염색체 우성으로 유전되는 가족형 수면마비도 있었지만 사례가 꽤 드물었다. 다행히 내 경우는 기면증도 유전도 아니었다. 그래서 가위눌림을 피하려면 무엇보다 스트레스를 덜 받고 푹 자는 게 상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네아비 지식박사에게 ‘숙면 취하는 방법’을 묻기 시작했다.


잠을 잘 자기 위해서는 잠들기 1~2시간 전에 미지근한 물로 샤워하는 것이 좋다. 몸 안의 수면제로 불리는 ‘세로토닌’의 생성물질인 트립토판 함유량이 높은 바나나와 파인애플, 키위를 먹는 것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수박이나 맥주는 이뇨작용을 하므로 깊은 수면에 방해가 되고, 늦은 밤에 공포영화를 보는 것도 좋지 않다.


결국 꿈에서 만난 귀신이 내 목을 조른 게 아니라 내 생활습관과 태도가 가위눌림 현상을 부른 것이었다. 이제 수면마비에 대해 제대로 알았으니 그 어떤 귀신이 와도 두렵지 않다. 하지만 당장 습관을 고칠 수 없으니 대비책을 한 가지 정도는 마련해둬야겠다.


“영배야, 한 며칠만 형이랑 같이 자자. 형이 가위눌린 것처럼 보일 때 살짝 만져주면 돼. 알았지?”


동생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웬 겁쟁이 짓이야!”하고 말했다.


“겁쟁이가 아니라 과학적인 방법을 찾는 거야. 수면마비는 근육의 긴장이 풀린 상태에서 의식만 깨어나는 건데, 갑자기 시작돼서 1~4분 정도 지속되거든. 근데 누가 소리 내는 걸 듣거나 몸을 만지면 쉽게 벗어날 수 있단 말이야.”


한심하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영배. 하지만 곧 “알았으니 어서 베개 가지고 와”라고 말했다. 야호! 오늘 밤에는 절대 가위에 눌릴 걱정이 없겠다. 역시 아는 것이 힘이다. 으하하하.


-글 : 박태진 과학칼럼니스트
-기사제공: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과학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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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희
대구욱수초등학교 / 5학년
2010-09-27 17:48:56
| 가위눌림.. 정말 무서울 것같은데 걸려보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걸리고 싶지도 않고... 그래도 한번 겪어보는게 났겠죠?
이채정
서현초등학교 / 6학년
2010-09-27 16:31:54
| 수면마비라니 크크... 저는 가위눌림을 경험하지 않기를....
이진영
장평중학교 / 1학년
2010-09-27 16:02:32
| 아~그런거였네요. 가위 눌려본적은 없지만 수면 마비였네요.잘 알겠습니다.
임대건
서울방일초등학교 / 6학년
2010-09-27 15:21:52
| 감사합니다.저 가위에 걸려봤는데 너무 무서웠어요.....하지만 이 방법들 필요 없겠네요. 저희 개가 하도 돌아다녀서 사람까지 밟고 다니거든요...
박채린
까치울중학교 / 1학년
2010-09-27 14:56:44
| 아직은 경험 없지만 조금은 무섭다는 생각이 드네요.
정유경
인천승학초등학교 / 6학년
2010-09-26 23:08:16
| 가위에 눌리면 어떤느낌이들까요?
좀 무서운데요?
전현환
대륜중학교 / 1학년
2010-09-26 15:44:57
| 저도 가위 눌린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한번 걸린다면 감당못할 만큼 무서울 것 같습니다.
성서연
도곡중학교 / 1학년
2010-09-26 12:23:24
| ㅎㅎ 저는 아직 가위눌려본 적이 없답니다;; 근데 나중에 눌리게 된다면 정말 놀랄것 같아요.
유상아
서울금북초등학교 / 6학년
2010-09-25 23:40:19
| 그런거군요. 전 아직 가위에 눌린적이 없어요. 그런 친구들이 있으면 얘기해줘야겠네요.
김현지
손곡초등학교 / 6학년
2010-09-25 23:13:26
| 저는요 잠을 자다가 몸이 안움직여져서 가위눌린줄 알았는데 아빠였다는.......
김정은
대구대진중학교 / 1학년
2010-09-25 14:45:50
| 좋은 지식 감사합니다. 예전에 놀러 갔다가 가위눌림을 당해서요. 처음엔 많이 무서웠습니다ㅠㅠ
홍리빈
상당초등학교 / 6학년
2010-09-25 12:29:12
| 우와~ 몰랐어요..
강예린
장산중학교 / 1학년
2010-09-25 11:44:10
| 전 아직 가위눌림 안 당해 봤지만, 매일매일 가위눌림 당할까봐 무서워했었는데..ㅎ 이젠 자기전에 바나나먹고 예방하고 자야겠네여><
좋은 지식 감사합니다^^><
서윤정
대연초등학교 / 6학년
2010-09-25 10:27:35
| 저도 가위눌림을 당한적이 있었어요 목소리도 안나오고 귀신들이 보이고 근데 귀신들이 귀엽길래 ㅋ 움짓일 수도 없었어요. 그래서 그냥 눈감고 있었더니 잠시후에 풀렸어요.그떈 정말 무서웠어요!덕분에 다음에 다시 눌릴때 사용하면 되겠네요 ㅎㅎ 좋은 정보 감사해요!
김예지
대원국제중학교 / 2학년
2010-09-24 23:07:08
| 전 아직 가위눌려본 적이 없지만 좋은 정보 알게 되었네요. 좋은 정보 감사드립니다^^그리고 도서관에서 만난 친구 ‘지용’이라는 이름은 꼭 권지용을 떠올리게 하네요ㅎㅎ
서재원
거제여자중학교 / 1학년
2010-09-24 21:02:55
| 저는 아지가 가위를 눌려보지 않았거든요... 무서워요.... 근데,가위눌림에도 과학이 숨어있었군요!! 정말 신기해요~ 앞으로 잘 써먹어야겟어요^^ 히히
김수연
한라초등학교 / 5학년
2010-09-24 08:40:18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용이랑 영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vip본능
송희원
화홍중학교 / 1학년
2010-09-23 21:12:05
| 저는 정말 늦게 잠이 드는 편인데, 아직 한번도 가위에 눌린 적이 없어요. 무서움을 잘 타는 편은 아니지만 왠지 가위에 눌리면 다음 날 못 잘것 같아요. 자기 전에 바나나 먹고 자야겠네요~ 좋은 정보 잘 읽었습니다.^^*
이채정
서현초등학교 / 6학년
2010-09-23 19:03:55
| 저는 가위에 눌려 본 적은 없지만 가위에 눌린 것을 푸는 방법도 알게 되었네요.
좋은 정보 감사해요.
그림과 이야기가 참 재미있네요~^.^~
정승연
전주서일초등학교 / 3학년
2010-09-23 09:49:59
|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
황지현
대전외삼중학교 / 1학년
2010-09-22 00:14:12
| 좀 으스스 하지만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최누림
고양신일초등학교 / 6학년
2010-09-20 20:41:38
| 우와 정말 무섭네요.
아직 가위에 눌린적은 없지만..
김대진
선정중학교 / 1학년
2010-09-20 20:05:23
| 감사합니다^^
유소현
군산구암초등학교 / 6학년
2010-09-20 16:28:02
| 가위에 눌렸다니! 정말 무서우셨을 거예요.
최시헌
성광중학교 / 2학년
2010-09-20 15:53:22
| 엄마가 가위에 눌렸다고 하셨어요. 너무 무서웠다고 하셨는데 정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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